우리 다대교회 현대1구역 가족은 2005년을 보내면서 단합을 위하여 모처럼 영화관에 갔다.
구역집사님들의 퇴근시간을 맞추어 오후 6시 상영되는 영화를 보려고 한 시간 전에 영화관 앞에서
우리는 만났다. 아직 영화상영 시간이 남았으니, 느긋한 마음으로 가까운 식당에 가서 '해물 탕'을 시켜
풍성한 밥상 앞에서 마주보고 정다운 저녁식사를 하고, 천천히 영화관으로 갔다.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왕의 男子’를 말하기에, 우리도 왕의 남자를 보겠다며,
매표소에서 표를 사려하자, 그 영화는 벌써 매진이 되었다는 것이다.
직원이 말하길 “영화를 보려거든 인터넷으로나, 전화로 예약을 미리 해두고 와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유, 그것도 모르고 이렇게 추운 날씨에… 겨우겨우 여러 성도님의 시간을 맞추어 영화를 보려 왔는데,
날은 저물어지고 시간은 가는데 다음에 영화를 보러오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고, 해서 우리는 같이 모였으니, 다른 영화를 보기로 의견을 모았다.
영화는 '장동건과 이정재' 나오는 ‘태풍’을 택했다.
내용은 1960년대 북쪽 가족 4명이 남으로 귀순하려다 실패하고, 부모는 눈보라치는 겨울 들판에서 북쪽에 의해 살해당하고, 남매(男妹)가 살아서 복수의 한으로, 그리운 대한민국을 향해 칼을 갈면서 오고 있는 어리석은 오해의 이야기였다.
타이완 지룽항 북동쪽 220km 지점 해상에서 운항 중이던 한 선박이 해적에게 탈취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국정원은 탈취당한 배에 위성유도장치인 리시버 키트가 실려 있었다는 사실과
그 선박을 탈취한 해적이 북한 출신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비밀요원을 급파한다.
'한반도를 날려버리겠다' 일념 하나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 온 해적 '씬'(장동건)은 리시버 키트를 손에 넣고 이제는 그의 오랜 계획을 실행하려 한다.
20여 년 전, 가족과 함께 남한으로 귀순하려 했으나 중국과의 관계를 우려한 한국 정부의 외면으로 북으로 돌려 보내지던 중, 온 가족이 씬의 눈앞에서 북한 비밀 지령에 의해 몰살당하는 모습을 지켜 본 그는 그 때부터 증오를 키우며 살아온 인물이었다.
그의 가슴엔 오직 뿌리 깊은 대한민국의 분노와, 어릴 적 헤어진 누나 '최명주'(이미연)에 대한 그리움만 살아있었다.
한편 비밀리에 파견된 한국의 해군 대위 '강세종'(이정재)은 방콕 등지에서 씬의 흔적을 뒤쫓다 러시아까지 추적 망을 좁혀가다가 암시장에서 우연히 매춘부로 살아가고 있는 '씬'의 누나 '최명주'를 만난다.
'강 세종'은 그들의 기구한 가족사를 알게 되고, 추격을 거듭할수록 '세종'의 마음에는 '씬'에 대한 연민(憐愍)과 우정(友情)이 자리 잡는다.
하지만 삼척 대간첩 작전 중 조국을 위해 전사한 그의 아버지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세종'은
자기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가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마음은 통하지만 친구가 될 수 없는 사이, 말을 건네기 보다는 총을 먼저 겨눠야 하는…… 적도 친구도 될 수 없는 두 남자의 대결이 시작된다!
마지막 싸움은 피를 부르고, 모두 죽음으로 끝을 내면서 강세종만 남아 먼 바다를 향해 쓸쓸한 표정을 짓는다.
우리 구역원은 영화를 보는 즐거움도 좋았지만, 구역 성도끼리 같이하는 시간이 더 좋았다.
돌아오는 길은 우리는 한 자동차를 타고 우리 언어가 모두 바뀌었다.
북한어로 대화를 해 보며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재미 있었쓰매" ?
"고럼고럼, 고것 마이 마이 재미 있었찌비"
"식사는 맛이 있었쓰매"?
"오마이 동무, 고걸 말이라고 하시매?
맛이 마이마이 좋았쓰매"
라고 농담을 주고받으며 집으로 오는 길에는 차 창밖으로 웃음이 흘러나고
헤어지기 싫은 참 즐거운 길이었다.
성도는 자주 보아야 할 말이 있고, 정다운 대화는 우리를 다시 만나고 싶게 한다.
또 우리의 대화는 마음을 즐겁게 하고, 그 가정의 사정을 들으므로 그 가정을 위해 기도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다음 만날 시간이 기다려지고, 만났던 성도가 보고 싶고 그리워지며, 낯설지 않는 것이다.
우리 다대교회 다른 구역들도 기다려지는 구역예배, 은혜로운 구역예배가 잘 되고 있겠지요?
그러하면 이렇게 여기 자랑을 아끼지 말아주세요.
-2006, 2, 27일 현대1구역에서 -말 많은 사람
